잡다한 상식들

방사능(Radioactivity)에 대하여 - 2(完)

SensorBoy 2022. 10. 3. 15:16

안녕하세요, 센서와 스위치를 다잡는 센서보이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서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실제 피폭사례를 알아 보겠습니다.
방사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지난 글을 먼저 읽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방사선의 국제 표준화 기호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방사선이 인체를 통과하게 되면, 조직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방사선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전리현상을 일으킵니다.(이온화)
이 때, 세포핵 내부의 DNA가 한 가닥 또는 두 가닥 전부 절단되며 영구적인 손상을 입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DNA가 방사선에 의해 조각나게 됩니다. (RNA 및 단백질 또한 손상됩니다.)

CT, X-ray 등 의료목적 방사선에 노출될 때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며, 의료목적의 방사선은 인체의 영향을 극소화할 정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DNA는 해당 세포의 설계도이기에, 망가지면 세포가 재생할 수 없거나, 돌연변이 세포로 재생될 확률이 상승하게 되며, 이것이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노출 유형

 

방사선 노출 유형은 오염(Contamination)과 조사(Irradiation(사이언스베슬!))가 있습니다.
오염(Contamination)은 외부오염(External Contamination)과 내부오염(Internal Contaminatio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방사선 조사(Irradiation)는 방사선에 노출되지만 방사성 물질에는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상태가 아니기에, 해당 지역을 벗어나거나 방사선원이 제거되면 노출이 종료됩니다.
(이 때문에, 사이언스 베슬의 이레딧이 시간이 지나면 풀리나 봅니다.)

오염(Contamination)은 방사성 물질에 직접적으로 오염된 상태이며, 방사성 물질이 피부나 의복 등에 묻어있는 외부오염과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흡입된 내부오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부오염의 경우, 발생하게 되면 오염물질이 비산하지 않도록 재빨리 옷을 벗고, 밀봉해서 오염물질을 격리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샤워 또는 노출된 모든 피부와 머리카락 등을 씻어내고, 눈, 코, 귀, 입 등 모든 부분을 닦고 헹구어 내야 합니다.

내부오염은 방사성 물질을 섭취, 흡입, 또는 상처를 통한 피부침투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일단 내부오염이 발생하면 최대한 빠르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일단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굉장히 다양한 부위(골수 등)으로 운반될 수 있으며, 제거되거나 붕괴될 때 까지 방사선을 계속 방출합니다.
중성자선의 경우 다른 체내 원자들까지 붕괴시켜 방사성 물질로 변환시키므로, 피폭이 더욱 가속화 됩니다.

아래와 같은 치료법이 있으나, 내부피폭은 인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경구 흡입 시 즉시 구토 또는 위세척을 하여 체내흡수시간을 최대한 감소시켜야 하며, 기도 흡입 시에는 구강, 비인두강을 세척하고 심각할 경우 전신마취 후 기관지 전체를 세척합니다.

  • 요오드화칼륨(KI) : 요오드(I-131)이 갑상선에 흡수되는 것을 차단합니다.
  •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 : 인체에서 방사성 세슘과 탈륨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디에틸렌트리아민 펜티아세테이트(Diethylenetriamine pentaacetate, DTPA) : 방사성 플루토늄, 아메리슘 및 큐롬에 결합하여 방사성 물질을 체내에서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킵니다.(DTPA에 결합된 방사성 물질은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방사선 피폭선량

 

방사선 노출은 피폭선량에 따라 확률적 영향 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일정량 이하의 소량 방사선은 확률에 의해 백내장, 백혈병, 불임, 암 발생 등의 영향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정량 이상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결정적으로 구토, 설사, 고열, 백혈구 감소증 등 가시적인 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심한 경우 48시간 이내 사망하게 됩니다.

인체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은 SI단위인 그레이(Gy)로 표시하며, 1Gy는 1kg당 1J의 에너지가 흡수되었다는 뜻입니다.
방사선 피폭은 국소 방사선 손상과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를 발생시킵니다.

국소 방사선 손상은 일반적으로 산업장비/의료장비의 부주의한 사용 또는 오작동 등에 의해 발생하며, 제한된 부위만 피폭될 경우 발생합니다.
티스토리 표 작성 시스템을 잘 쓸줄 몰라서, 역시나 파워포인트 작성 후 캡쳐 하였습니다.. -_-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은 전신 또는 신체의 많은 부분이 고용량의 방사선에 피폭된 후 발생하게 되며, 아래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방사선 피폭사고

 

전세계적으로 방사선 피폭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나, 그 중 정도가 심하고 유명한 사례를 하나만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고이아니아 방사능 유출사고(Goiânia accident)
1987년 9월 13일, 브라질의 고이아스 주에 있는 최대 도시 고이아니아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방사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참사이며, 사소한 원인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고이아니아의 사설 방사선 치료 기관인 IGR(Instituto Goiano de Radioterapia)은 도심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위치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IGR은 1985년에 새 건물로 이전 하였으나, 하필이면 1977년에 구입한 세슘-137 기반 원격 치료 장치를 남겨둔 채로 이전하였고, 이후 구 건물의 운영에 대한 법정 다툼으로 인해 2년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IGR측은 건물에 남겨진 세슘-137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이 치료장치의 회수를 지속적으로 요청 하였으나, 법원은 법정 분쟁으로 인해 회수를 금지하였고, 장치 및 구 건물의 보호를 위해 경비원을 배치 하였습니다.

1987년 9월 13일 사건 발생 당일, 현장을 보호하는 경비원이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틈을 타서 좀도둑인 호베르투 두스 산투스 알베스(Roberto dos Santos Alves)와 바그네르 모타 페헤이라(Wagner Mota Pereira)가 부분 철거된 구 IGR 부지에 불법으로 침입했습니다.
그들은 원격 치료 장치를 부분적으로 분해하여, 가치가 있어 보이는 부분을 외바퀴 손수레에 넣어 알베스의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그 날 저녁, 그들은 이미 방사선에 피폭되었으며, 피폭 증상으로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페헤이라는 설사를 하고 왼손이 부어오르고 화상을 입는 등의 증상이 발생 하였으나, 지역 병원에서 단순 식중독 등으로 진단되어 장비를 분해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보호용 회전 헤드에서 세슘 캡슐을 분리 했습니다.

1987년 9월 16일, 알베스는 스크류 드라이버로 캡슐에 구멍을 뚫는 데 성공하였고, 구멍에서 발생하는 푸른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체렌코프 복사)
아래 그림에서 G 부분이 세슘-137 가루 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Goi%C3%A2nia_accident

 

 


1987년 9월 18일, 알베스는 근처 고물상에 이것을 판매했습니다.
그날 밤, 고물상 주인인 데바이르 알베스 페헤이라(Devair Alves Ferreira)는 구매한 캡슐에서 푸른 빛이 나는 것을 알아차리고서, 캡슐의 내용물이 귀중하거나 초자연적이라고 생각하여 즉시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후 3일간 그는 친구와 가족을 초대하여 이 물질을 보여줬습니다.

1987년 9월 24일, 데바이르의 동생 이보(Ivo)는 가루의 일부를 가져가서 바닥에 뿌렸고, 이보의 6살짜리 딸 레이데 다스 네베스 페헤이라(Leide das Neves Ferreira)는 가루를 몸에 바르고, 그 위에서 계란을 먹어 세슘을 직접 섭취하였습니다.

1987년 9월 25일, 데바이르는 이 캡슐을 또다른 고물상에 매각하였고, 지역 사회에 캡슐의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1987년 9월 28일, 사건 발생 15일 후 고물상 Devair Alves Ferreira의 아내인 마리아 가브리엘라 페헤이라(Maria Gabriela Ferreira)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구토, 설사, 화상 등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최종 판매된 고물상에서 이 캡슐을 회수하여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1987년 9월 29일 아침, 의료 물리학자가 방문하여 섬광 계수기를 사용, 방사능의 존재를 확인 하고 당국에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 했습니다.
이로써 어이없는 이유로 시작된 이 방사능 사고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약 130,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역 병원에서 방사선 피폭 검사를 받았으며, 그 중 250명은 여전히 외부오염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4명이 사망했으며 수십명이 심각한 장애 또는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사망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Leide das Neves Ferreira(6세, 6.0 Gy) : Ivo Ferreira의 딸인 그녀는 상체의 붓기, 탈모, 신장 및 폐 손상, 내부 출혈을 동반한 패혈증 및 전신 감염으로 1987년 10월 23일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심각한 내부피폭으로 인해 방사선 확산 방지를 위해 납으로 씌워진 특수 유리섬유 관에 묻혔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녀의 시체가 주변 땅을 오염시킬 것을 두려워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폭도들은 묘지 매장을 막기 위해 돌과 벽돌을 사용해 그녀의 매장을 방해했습니다.

Maria Gabriela Ferreira(37세, 5.7 Gy) : 최초 신고자인 그녀는 세슘-137과 접촉한 지 3일만에 사지, 눈, 수화관에서 출혈이 발생했으며 탈모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녀는 이후 정신 착란, 설사, 급성 신부전증을 앓다가 조카(Leide das Neves Ferreira)와 같은 날인 1987년 10월 23일 패혈증 및 전신 감염으로 사망했습니다.

Admilson Alves de Souza(18세, 5.3 Gy) : 그는 Devair Ferreira 고물상 직원이었으며 , 폐 손상, 내부 출혈 및 심장 손상으로 인해 1987년 10월 28일에 사망했습니다.

Israel Baptista dos Santos(22세, 4.5 Gy) : 그 또한 Devair Ferreira의 직원으로, 캡슐에서 세슘-137 가루를 꺼내어 연구했습니다. 그는 심각한 호흡기 및 림프계 합병증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했으며, 1987년 10월 27일 사망했습니다.

고물상 주인인 Devair Alves Ferreira는 7 Gy의 방사선에 피폭되었음에도 살아남았습니다.
그는 우울증과 폭음으로 악화된 간견병증으로 1994년에 사망했으며, 동생인 이보 페레이라는 2003년 폐기종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조사 보고서는 아래 링크로 받아볼 수 있으며, 실제 현장 및 피폭 사진이 나와 있으므로 열람에 주의를 요합니다.
https://www.iaea.org/publications/3684/the-radiological-accident-in-goiania